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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시절 저는 빌 게이츠의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저걸 어떻게 해냈지?"라는 감탄만 하고 그대로 잊어버렸습니다. 좋아하는 일을 찾는다는 게 막연하게만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중년이 된 지금, 그 감탄의 정체가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빌 게이츠가 대단한 게 아니라, 그가 컴퓨터가 재미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멈추지 않고 직접 만지고 프로그래밍해봤다는 사실이 핵심이었습니다.



열정 탐색: 찾는 게 아니라 두들겨보는 것

강연 현장에서 "좋아하는 일을 어떻게 찾느냐"는 질문을 자주 듣습니다. 제가 직접 겪어보니, 이 질문 자체가 함정입니다. 열정 탐색(passion exploration)이란 소파에 앉아 떠올리는 게 아니라, 몸을 움직여 세상에 있는 일들을 하나하나 두들겨보는 행위입니다. 여기서 열정 탐색이란 자신이 에너지를 잃지 않고 지속할 수 있는 활동의 영역을 직접 경험을 통해 발견해가는 과정을 의미합니다.

저도 한때는 그냥 '뭔가 끌리는 것'이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나기를 기다렸습니다. 그런데 그런 날은 오지 않았습니다. 결국 직접 책을 사고, 그 일을 하는 사람을 찾아가고, 강연장 뒷자리에 앉아 온몸으로 경험해보는 과정을 통해서야 "아, 이게 나와 맞는구나"가 조금씩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이때 중요한 것이 롤모델 인터뷰(role model interview)입니다. 쉽게 말해 자신이 꿈꾸는 분야에서 이미 성과를 낸 사람 최소 다섯 명을 직접 찾아가 구체적인 조언을 구하는 방법입니다. 한 명한테만 물으면 그 사람의 편향이 섞입니다. 다섯 명 이상에게 물었을 때 공통으로 반복되는 조언, 그것이 실제로 작동하는 원칙일 가능성이 높습니다(출처: Harvard Business Review).

제가 이 방식으로 직접 움직여봤더니 느낀 점이 있었습니다. 생각보다 사람들은 찾아오는 사람에게 친절하다는 것, 그리고 다섯 명이 한결같이 "이건 하지 마라"고 한 것들이 실제로 제가 당시에 하고 있던 실수와 정확히 일치했다는 것입니다. 그 경험이 저한테는 꽤 충격이었습니다.

롤모델에게서 추출해야 할 것들

다섯 명의 롤모델을 만나 공통적으로 걸러낸 권장 사항과 금지 사항, 이것을 저는 '행동 필터(action filter)'라고 부릅니다. 행동 필터란 수많은 선택지 앞에서 내가 집중해야 할 것과 버려야 할 것을 정리해주는 기준선입니다. 제 경험상 이 필터 없이 움직이면 열정이 있어도 방향을 잃기 쉽습니다.

  • 롤모델은 커뮤니티 추천이 아닌, 내가 꿈꾸는 분야에서 직접 성과를 낸 인물로 고른다
  • 최소 다섯 명에게 물어 반복되는 조언만 추출한다 — 한 명의 의견은 편향일 수 있다
  • 책, 강연, 직접 면담 등 형식을 가리지 말고 온몸으로 경험을 쌓는다
  • 공통 금지 사항부터 먼저 제거하면 에너지 낭비를 크게 줄일 수 있다
요약: 열정은 기다려서 찾는 게 아니라, 직접 두들기고 롤모델 다섯 명의 반복 조언을 행동 필터로 삼아 움직이면서 발견하는 것입니다.

 

중급자 법칙과 즉각 행동: 버티면 재미가 온다

솔직히 이건 제가 가장 늦게 깨달은 것입니다. 어떤 일을 시작했을 때 초반에 재미가 없으면 "이건 나랑 안 맞는구나"라고 결론 내리고 그만뒀습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 재미가 없었던 이유는 적성이 안 맞아서가 아니라, 단순히 실력이 초보 수준에 머물러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이걸 중급자 법칙(intermediate plateau effect)이라고 부릅니다. 여기서 중급자 법칙이란 어떤 기술이나 활동이든 초보 구간을 지나 중급 수준에 도달하는 순간, 비로소 내적 재미(intrinsic motivation)가 발생하여 지속할 힘이 생긴다는 원칙입니다. 내적 재미란 외부 보상 없이도 활동 자체에서 만족감을 얻는 심리 상태를 말합니다(출처: American Psychological Association).

제가 이 법칙을 몸으로 이해한 건 운전을 배울 때였습니다. 처음 몇 주는 정말 지옥이었습니다. 핸들을 잡을 때마다 식은땀이 났고, 재미는 커녕 그냥 빨리 끝내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 차가 내 몸처럼 움직이기 시작하니까, 드라이브가 취미가 됐습니다. 이 패턴이 글쓰기에서도, 악기에서도, 심지어 직업에서도 똑같이 반복된다는 걸 직접 경험해본 뒤로는 확신이 생겼습니다.

그래서 저는 꿈이나 좋아하는 일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로 생각합니다. 꿈은 바라는 것이 아니라, 직접 해보고 조율하고 내 삶에 적용해나가는 과정 속에서 서서히 장착되는 무기 같은 것입니다. 빌 게이츠도 컴퓨터가 세상을 바꿀 것이라는 비전만 갖고 멈춰 있었다면 마이크로소프트는 없었을 겁니다. 그가 직접 코딩을 하고, 실제로 프로그램을 만들어보면서 비전과 실행이 맞물렸기 때문에 그 자리까지 간 것입니다.

'준비되면 시작'은 가장 위험한 말

제 경험상 이건 좀 다릅니다. 준비가 된 뒤에 시작하겠다는 말은, 실제로는 영영 시작하지 않겠다는 말과 거의 같습니다. 무엇이든 실제로 해봐야 준비가 되기 때문입니다. 좋아하는 이성이 생겼을 때 우리는 완벽한 고백 타이밍을 계산하기보다는 밤을 새며 어떻게 하면 빨리 마음을 전할 수 있을지 고민합니다. 그런데 정작 우리 자신의 꿈에 대해서는 너무나 신중합니다. 그 에너지의 차이가 결과의 차이로 이어집니다.
<br">루저 마인드(loser mindset)라는 표현이 있습니다. 여기서 루저 마인드란 실행 전에 핑계를 먼저 생각하고, 고민하는 시간이 행동을 대신한다고 착각하는 사고 패턴을 의미합니다. 이 패턴에 빠지면 "이게 맞나, 저게 맞나"를 반복하다가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시간이 흘러갑니다. 제가 20대에 그랬습니다. 할까 말까 고민하는 시간이 길수록, 결국 하지 않게 됩니다.

요약: 초보 구간의 재미 없음은 적성 문제가 아니라 실력 문제입니다. 중급까지 버티면 재미가 오고, 준비보다 실행이 먼저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좋아하는 일을 아직 모르겠는데 어떻게 찾아야 하나요?

A. 제가 직접 해봤더니, 앉아서 생각한다고 답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일단 관심 가는 분야의 책 한 권을 사고, 그 일을 하는 사람의 강연을 찾아가보는 것부터 시작했습니다. 몸을 움직이다 보면 "이건 아니다"가 쌓이고, 그게 결국 "이건 나랑 맞는다"를 걸러내는 과정이 됩니다. 열정 탐색은 생각이 아니라 경험의 축적입니다.

 

Q. 시작했는데 재미가 없으면 그냥 그만두는 게 맞지 않나요?

A. 제 경험상 이건 좀 다릅니다. 초보 단계에서 재미가 없는 건 거의 당연한 일입니다. 실력이 없으면 성과가 없고, 성과가 없으면 재미도 없습니다. 중급자 법칙에 따르면 중급 수준에 도달하는 순간부터 내적 재미가 생기기 시작합니다. 그 구간까지는 재미 여부로 판단하지 않는 편이 낫다고 봅니다.

 

Q. 롤모델을 어떻게 찾고 어떻게 연락하나요?

A. 처음에는 저도 막막했습니다. 유튜브, 브런치, 링크드인 같은 플랫폼에서 해당 분야의 콘텐츠를 꾸준히 올리는 사람을 찾아 DM을 보내는 것이 생각보다 효과적이었습니다. "당신의 경험에서 배우고 싶다"는 진심 어린 메시지를 받으면 응답하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한 명이 거절해도 다섯 명을 목표로 움직이다 보면 반드시 연결이 됩니다.

 

Q. 꿈을 쫓다가 실패하면 어떻게 하나요?

A. 솔직히 말하면, 저는 실패한 시도들에서 더 많이 배웠습니다. 열정을 쏟을 일을 발견하고 실제로 부딪혀봤다는 것 자체가 이미 아무것도 하지 않은 것보다 훨씬 앞서 있는 상태입니다. 성공 여부보다 먼저, 열정의 대상을 찾았다는 것 자체가 많은 사람들이 경험하지 못하는 상태라고 생각합니다.

 

결론

젊었을 때 저는 빌 게이츠를 보며 감탄만 하고 그냥 넘겼습니다. 지금 돌아보면 그 감탄을 행동으로 연결하지 못한 시간이 가장 아쉽습니다. 꿈은 찾는 것이 아니라 직접 해보면서 조율해가는 과정 속에서 내 삶에 장착되는 것이라는 걸, 저는 꽤 늦게 알았습니다.

열정 탐색도, 중급자 법칙도, 즉각 행동도 결국 같은 말을 하고 있습니다. 생각과 고민이 행동을 대신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할까 말까 망설여진다면 그냥 해보십시오. 해보고 나서야 이게 맞는지 아닌지, 방법이 틀렸는지 상황이 안 맞는지 비로소 알 수 있습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습니다.

 

참고 :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https://www.youtube.com/watch?v=dAFHjB3BSS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