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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심히 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성적은 왜 그대로일까요? 저도 재수 시절에 그 질문 앞에서 한참을 멈췄습니다. 아침 8시부터 밤 10시까지 학원 책상에 앉아 있었는데, 돌아보니 그게 '공부'가 아니라 '공부하는 척'이었더라고요. 어중간한 노력과 제대로 된 노력 사이에는 생각보다 훨씬 큰 간극이 있습니다.
어중간한 노력으로는 수능 성적이 오르지 않는 이유
수능은 절대 평가가 아닙니다. 상대 평가(Relative Grading System)입니다. 여기서 상대 평가란, 내 점수가 아무리 올라도 다른 수험생들이 더 많이 올리면 등급이 내려가는 구조를 의미합니다. 이 사실을 머리로는 알면서도, 제가 재수 초기에 실제로 체감하지 못했다는 게 솔직한 고백입니다.
재수 초반 3개월 동안 저는 하루 5~6시간 수면을 유지하면서 밥 먹는 시간조차 아꼈습니다. 이동할 때도 암기 카드를 꺼들고, 화장실 벽에 공식 메모를 붙여놨습니다. 주변에서는 "그렇게 해도 집중이 되냐"는 말을 했는데, 솔직히 처음에는 저도 반신반의했습니다. 그런데 간절함이 쌓이자 집중력은 자연스럽게 따라오더라고요. 억지로 만드는 게 아니라, 절박함이 집중력을 끌어내는 방식이었습니다.
성취 동기(Achievement Motivation)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이는 목표를 향해 스스로 움직이게 만드는 내면의 동력을 뜻하는데, 심리학자 데이비드 맥클렐런드의 연구에 따르면 높은 성취 동기를 가진 사람일수록 어려운 과제에서도 포기 없이 지속하는 경향이 강하다고 합니다(출처: American Psychological Association). 재수 당시 저는 이런 이론을 몰랐지만, 몸으로 그 원리를 겪었습니다. 간절함이 동기가 되고, 동기가 집중력이 되었습니다.
재수가 끝나고 친구들을 다시 만났을 때, "나도 그때 1년만 제대로 해볼걸"이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그 말이 씁쓸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고마웠습니다. 내가 선택한 1년이 그냥 흘러가지 않았다는 확인이었으니까요. 대충 해서 성과를 낸 사람은 제 주변에 단 한 명도 없었습니다. 이건 팩트입니다.
- 수능은 상대 평가이므로 평균 이상의 학습량이 성적 상승의 전제 조건입니다
- 집중력은 훈련보다 간절함에서 먼저 나온다는 것을 몸으로 경험했습니다
- 이동·식사 시간 등 자투리 시간 활용은 핑계가 아니라 실제로 유효한 전략입니다
- 성취 동기가 높을수록 고난도 과제에서도 지속력이 올라간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멘탈 관리와 학교생활, 무엇이 진짜 공부인가
9월 모의고사를 앞두고 8월을 흐지부지 보낸다면 어떻게 될까요. 저는 그 감각을 직접 겪었기 때문에 말할 수 있는데, 시험 결과가 나빴을 때 멘탈(Mental Resilience)을 수습하는 게 생각보다 훨씬 더 힘듭니다. 여기서 멘탈 회복력이란 스트레스나 실패 상황에서 심리적 균형을 빠르게 되찾는 능력을 의미하는데, 준비 없이 맞이한 실패는 이 회복력 자체를 무너뜨립니다.
불안할 때 SNS나 유튜브로 도피하고 싶은 충동은 저도 너무 잘 압니다. 근데 그게 불안을 해소하는 게 아니라 불안을 잠깐 뒤로 미루는 것뿐이라는 걸, 결국엔 체감으로 깨닫게 됩니다. 불안의 근원을 직시하고 약점을 메우는 능동적 대처(Active Coping)가 훨씬 효과적입니다. 능동적 대처란 문제 상황을 회피하지 않고 직접 개입하여 해결하려는 행동 양식을 뜻합니다.
예를 들어 국어 독서론이나 현대 소설 파트에서 계속 틀린다면, '잠깐 헷갈렸겠지'로 넘기면 안 됩니다. 저라면 하루 다섯 지문 타임어택 훈련을 최소 3주 이상 반복할 것입니다. 교육부 발표 자료에 따르면 2024학년도 수능 국어 영역 표준점수 최고점은 150점으로, 상위권 변별력이 독서 및 문학 복합 지문에서 결정됐습니다(출처: 한국교육과정평가원). 단순히 오래 생각하는 훈련이 아니라 실전력(Test-Taking Ability), 즉 제한 시간 안에 정확히 풀어내는 능력을 쌓아야 한다는 뜻입니다.
한편으로 저는 시대가 많이 바뀌었다는 것도 인정합니다. 제가 학교 다닐 때만 해도 대학 진학은 사실상 선택이 아니었습니다. 지금은 생활기록부(학생부), 비교과 활동, 진로 연계 등 다양한 경로가 열려 있어서 꼭 수능 점수만으로 모든 게 결정되지는 않습니다. 이걸 부정하는 시각도 있지만, 저는 이 변화 자체는 긍정적이라고 봅니다.
그럼에도 학교라는 테두리 안에 있는 학생이라면, 수업 시간에 다른 과목 자습서를 꺼내드는 건 조금 다른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제 경험상 학교에서 배우는 건 교과서 내용만이 아닙니다. 선생님과 급우들과 매일 부대끼며 쌓이는 경험, 그게 사회생활의 기초가 되는 예절(Social Etiquette)입니다. 예절이란 단순히 인사를 잘 하는 게 아니라, 상대를 배려하며 관계를 유지하는 사회적 감각 전체를 가리킵니다. 성인이 된 후에 만나는 세상은 결국 이 감각을 얼마나 키웠느냐에 따라 달라지더라고요.
자주 묻는 질문
Q. 재수하면 성적이 무조건 오르나요?
A. 재수가 성적 향상을 보장한다고 보는 시각도 있고, 오히려 심리적 부담 때문에 더 떨어지는 경우도 있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제 경험상 결정적인 변수는 기간이 아니라 학습량의 밀도였습니다. 어중간하게 1년을 보내면 결과도 어중간합니다.
Q. 불안할 때 어떻게 멘탈을 잡아야 하나요?
A. 불안할 때 누군가에게 "저 될 수 있을까요?"라고 물어봐야 속이 시원해진다는 분들도 있는데, 저는 그게 오히려 불안을 키웠습니다. 입을 닫고 약점 파트 문제를 한 문제라도 더 푸는 편이 체감상 훨씬 효과적이었습니다.
Q. 수업 시간에 다른 과목 공부해도 되나요?
A. 효율을 위해 수업 시간에 약한 과목을 따로 공부하는 게 낫다는 시각도 있습니다. 하지만 제 생각엔 학교 수업은 지식 이외에 관계와 사회적 감각을 기르는 공간이기도 합니다. 당장의 점수 효율보다 더 긴 안목으로 봐야 하는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Q. 9월 모의고사가 망하면 수능도 망하나요?
A. 9월 모의고사 결과로 수능을 예단하는 건 위험하다는 의견이 많고, 저도 그 말에 동의하는 편입니다. 다만 8월을 어떻게 보냈느냐가 9월 결과에 직결되는 건 사실이었습니다. 9월이 무너진 후 두 달을 불안 속에 보내는 것보다, 8월부터 태도를 바꾸는 편이 훨씬 유리합니다.
결론
재수를 마치고 친구들과 다시 만났을 때, 제가 부러운 눈길을 받을 거라고는 솔직히 예상 못 했습니다. 그 친구들 눈에 제가 '1년을 불태운 사람'으로 보인다는 게 낯설기도 했고, 한편으론 그 1년이 헛되지 않았다는 안도감도 있었습니다. 치열하게 사는 게 창피한 일이 아니라는 걸, 그때 다시 한번 확인했습니다.
지금 수험생이라면 한 가지만 기억했으면 합니다. 본인의 인생을 바꾸는 건 오직 본인뿐이라는 것. 수능이 끝난 뒤 스스로에게 "수고했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게,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가장 현명한 선택입니다. 시대가 바뀌어 진로의 선택지가 다양해진 건 맞지만, 어느 길을 가든 치열하게 준비한 경험 자체는 배신하지 않습니다.
참고 : 욕 먹을 각오하고 쓴소리 좀 할게요.
https://www.youtube.com/watch?v=eUk7Jf7P6R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