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자리에서 늘 분위기를 망치는 사람이 한 명쯤 있습니다. 다들 슬그머니 피하고, 저도 처음엔 그랬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 "피하는 것보다 차라리 이해하는 게 낫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 판단이 제 인생에서 가장 오래된 우정 중 하나로 이어졌습니다. 친구 관계는 그렇게 예상치 못한 방향에서 시작되기도 합니다.관계의 무게 — 친구는 언덕길을 짧게 만든다무거운 배낭을 메고 가파른 언덕 앞에 선다고 상상해 보십시오. 혼자 서 있을 때와 친구가 옆에 있을 때, 그 언덕의 경사가 다르게 느껴진다면 어떻겠습니까. 미국 버지니아대에서 실제로 이 실험을 진행했고, 결과는 꽤 선명했습니다. 친구와 나란히 선 집단은 짐이 더 가볍게, 언덕길이 더 짧게 느껴진다고 답했습니다. 이른바 '힐 실험(Hill Experi..
사람이 열 명이 넘게 내 주위를 맴돌았는데도, 저는 매일 밤 공허함을 느꼈습니다. 중학교 3학년 때 친구를 늘리는 데 그토록 집착했지만, 그 갈증은 끝내 채워지지 않았습니다. 그때서야 알았습니다. 외로움이란 사람 수로 해결되는 게 아니라는 것을.두 가지 외로움 — 저는 엉뚱한 처방을 했습니다중학교 3학년 때, 제 성적도 나쁘지 않았고 가족 관계도 무난했습니다. 그런데 이유를 설명하기 어려운 고독감(孤獨感)이 늘 따라다녔습니다. 고독감이란 물리적 고립과 무관하게 내면 깊숙한 곳에서 올라오는 단절의 감각입니다. 저는 이게 뭔지도 모르고, 무작정 친구를 더 사귀면 해결될 거라 믿었습니다.그래서 서먹했던 반 친구들에게 먼저 다가가기 시작했습니다. 노래방, 스터디 모임, 방과 후 약속… 어느새 새로 사귄 친구만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