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자산 2억 달러를 가진 사람이 스스로를 '게으른 부자'라 부르며, 성공의 핵심으로 꼽은 게 더 열심히 하라는 말이 아니었습니다. "자신을 해고하라"는 한마디였습니다. 저는 그 말을 듣는 순간 앤드루 카네기의 묘비명이 떠올랐고, 두 메시지가 완전히 겹쳐지는 걸 느꼈습니다.위임의 리더십 — 내가 제일 잘한다는 착각을 버린 날제가 직접 써봤는데, 혼자 다 쥐고 가려는 방식은 어느 순간 반드시 막힙니다. 공부든 일이든, 내가 약한 부분에서 스스로를 채찍질하는 데 에너지를 전부 써버리고 나면 정작 내가 잘할 수 있는 영역에 쓸 힘이 남아 있지 않았습니다.'자기 해고(Self-firing)'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여기서 자기 해고란 자신이 모든 역할을 직접 수행하는 플레이어 포지션에..
헬스장 6개월 회원권을 끊고 사흘 만에 발길을 끊은 적 있습니다. 저만의 이야기가 아닐 겁니다. 문제는 의지력이 아니었습니다. 뇌가 신체 활동을 '불필요한 에너지 낭비'로 판단해 본능적으로 차단하는 구조 때문이었습니다. 그걸 알고 나서 저는 전략을 완전히 바꿨습니다.뇌과학이 밝힌 운동과 동기의 진짜 순서자기 계발 책을 찾아보면 꼭 나오는 말이 있습니다. 규칙적인 운동이 삶의 기반이라는 것, 운동이 몸에 얼마나 좋은지에 대한 각종 수치와 연구 결과들. 그런데 직접 겪어보니 그 어떤 통계도 저를 침대 밖으로 꺼내주지는 못했습니다. 운동이 몸에 좋다는 걸 몰라서 안 하는 사람은 없으니까요.하버드대학교 정신과 교수 존 레이티 박사는 운동을 "뇌를 위한 기적의 약"이라고 표현했습니다(출처: Harvard Heal..
나이가 들면 저절로 너그러워질 거라 믿었습니다. 그런데 제가 직접 살아보니, 그 믿음은 완전한 착각이었습니다. 오히려 아무도 저를 꾸짖지 않는 환경이 되자, 서서히 제 안의 못된 버릇들이 고개를 들기 시작했습니다. '어떻게 하면 꼰대 소리 안 듣고 살 수 있을까'라는 질문은 사실, '어떻게 하면 제대로 된 어른이 될 수 있을까'라는 질문과 정확히 같은 말입니다.나이 들수록 성격이 좋아진다는 건 환상입니다일반적으로 나이가 들면 원숙해지고 포용력이 생긴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제 경험상 이건 좀 다릅니다. 서른다섯을 넘기면서 오히려 사소한 일에 짜증이 늘었고, 제가 하는 것은 다 맞고 상대방이 문제라는 생각이 스멀스멀 올라오는 걸 느꼈습니다.심리학에서는 이를 자동화된 행동 패턴(automated beh..
친한 친구에게 갑자기 연락이 끊기면 어떤 기분일까요. 저는 그 경험을 중3 때 겪었고, 그게 단순한 이별이 아니었다는 걸 대학 입학식에서야 알게 됐습니다. 무시당한 감정이 사람을 망가뜨리기도 하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가장 강력한 연료가 된다는 걸 그 친구를 통해 직접 확인했습니다.무시당한 경험이 왜 독기가 되는가사람이 독해지는 순간이 언제냐고 묻는다면, 일반적으로는 "크게 실패했을 때"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저도 오래 그렇게 믿었습니다. 그런데 제 경험상 이건 좀 다릅니다. 실패 자체보다 무시당했을 때, 특히 자신이 간절히 원하는 것을 부정당했을 때 사람은 훨씬 더 날카로워집니다.심리학에서는 이 반응을 리액턴스(Reactance)라고 부릅니다. 여기서 리액턴스란, 자신의 자유나 가능성이 외부로부터 위협..
솔직히 이건 제가 직접 목격하기 전까지는 몰랐습니다. 실패가 사람을 어떻게 무너뜨리는지를요. 외삼촌이 술에 잔뜩 취한 채 "내가 왜 이딴 시험을 준비해서 가족들을 힘들게 했을까"라고 서럽게 우시던 그 날 밤, 저는 처음으로 실패의 무게가 시험 결과 그 자체가 아니라는 걸 어렴풋이 느꼈습니다. 실패가 사람을 짓누르는 건 점수가 아니라, 스스로를 향한 무자비한 자기비난(self-criticism) 때문이었습니다.실패 재정의 — 낙방이 곧 인생의 낙제는 아닙니다외삼촌은 대학 졸업 후 사법고시(司法考試) 준비에 뛰어들었습니다. 사법고시란 과거 한국에서 판사·검사·변호사 자격을 부여하던 국가시험으로, 합격률이 수 퍼센트대에 불과할 만큼 극도로 좁은 문이었습니다. 노량진 고시촌에서 수험생들이 함께 생활하며 준비하는..
초등학교 5학년 때 처음으로 수학 문제집을 혼자 풀다가, 도저히 풀리지 않는 문제 앞에서 멈춰 선 적이 있었습니다. 해답지를 펼치면 30초면 끝날 일인데, 저는 왜인지 그게 싫었습니다. 그 고집이 지금의 저를 만들었다고 생각합니다. 성공하는 사람들에게는 공통된 무언가가 있는데, 학력도 집안도 아니었습니다.해답지를 덮어두던 아이들의 이야기제가 직접 겪어보니, 수학 문제집을 푸는 방식은 아이마다 확연히 달랐습니다. 교과서 범위 안에 있는 문제들은 대부분 무난하게 풀었지만, 교과서 밖에서 살짝 비틀어진 문제가 나오는 순간 갈림길이 생겼습니다. 중하위권 학생들은 곧장 뒷장의 해답지로 손이 갔고, 상위권 학생들은 자리를 박차지 않고 계속 그 문제를 붙잡고 있었습니다.그런데 정말 전교 10등 안에 드는 최상위권 아..
전교 1등, 과학고 진학 목전, 누가 봐도 '잘 살 것 같은' 사람이 스스로 삶을 끊었습니다. 중학교 2학년이었던 저는 그 소식을 듣고 아무 말도 못 했습니다. 좋은 성적과 좋은 환경만 갖추면 행복하다고 믿었는데, 그 믿음이 처음으로 흔들린 순간이었습니다.이키가이 — 성적표에는 없는 삶의 목적일반적으로 성공한 삶의 조건으로 좋은 성적, 좋은 직장, 안정적인 수입을 꼽습니다. 그런데 제 경험상 이건 꽤 위험한 착각입니다.그 선배는 3년 내내 전교 1등을 놓치지 않았고, 의대 진학은 기정사실처럼 여겨졌습니다. 객관적 조건만 보면 '잘 살아가고 있는 사람'의 전형이었습니다. 그런데 그는 결국 아파트에서 뛰어내렸습니다. 저는 한동안 그 이유를 이해하지 못했습니다.심리학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면서 조금씩 퍼즐이 맞..
솔직히 저는 고등학교 1학년 때 정강이가 부러져 넉 달 깁스를 했던 그 시간이 그렇게 오래 남을 줄 몰랐습니다. 목뼈가 부러져 평생 전신마비 판정을 받고도 치과의사가 된 한 사람의 이야기를 접했을 때, 제가 경험했던 그 넉 달이 갑자기 다른 무게로 다가왔습니다. 짧은 불편함이었지만, 그게 제 삶의 방향을 꽤 많이 바꿔놓았거든요.척수손상, 그리고 죽음보다 어려웠던 선택2002년 여름, 치과대학 본과 3학년이던 한 청년이 수영장 다이빙 사고로 경추(목뼈)가 골절되는 척수손상을 입었습니다. 척수손상이란 척추 안쪽을 지나는 신경 다발이 손상되는 것으로, 손상 위치에 따라 팔다리 감각과 운동 기능 전체가 영구적으로 마비될 수 있습니다. 그는 중환자실에서 눈을 떴을 때 목 아래로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솔직히 저는 은퇴를 '쉬는 것'으로 당연히 여겼습니다. 그런데 중학교 때 은사 선생님을 가까이서 지켜보면서 그 생각이 완전히 흔들렸습니다. 택배 기사, 입시학원 강사, 그리고 지금은 놀이공원 안전요원까지. 정년 이후에도 멈추지 않는 삶이 실제로 가능한지, 그리고 그게 왜 가능한지를 이 글에서 풀어봤습니다.재취업 준비, 막연히 기다리면 반드시 실패합니다은퇴 후 재취업 시장은 생각보다 훨씬 냉정합니다. 제가 선생님 이야기를 들으면서 가장 먼저 놀란 것은 '준비 없이 나섰다가 수도 없이 거절당했다'는 부분이었습니다. 수많은 원서를 내고 직접 사무실을 찾아다니는 과정에서 자존심이 상하는 순간도 분명 있었다고 하셨습니다. 그럼에도 다시 움직이게 한 힘은 단순했습니다. "일을 해야만 제대로 사는 것 같다"는 감각이..
사람이 열 명이 넘게 내 주위를 맴돌았는데도, 저는 매일 밤 공허함을 느꼈습니다. 중학교 3학년 때 친구를 늘리는 데 그토록 집착했지만, 그 갈증은 끝내 채워지지 않았습니다. 그때서야 알았습니다. 외로움이란 사람 수로 해결되는 게 아니라는 것을.두 가지 외로움 — 저는 엉뚱한 처방을 했습니다중학교 3학년 때, 제 성적도 나쁘지 않았고 가족 관계도 무난했습니다. 그런데 이유를 설명하기 어려운 고독감(孤獨感)이 늘 따라다녔습니다. 고독감이란 물리적 고립과 무관하게 내면 깊숙한 곳에서 올라오는 단절의 감각입니다. 저는 이게 뭔지도 모르고, 무작정 친구를 더 사귀면 해결될 거라 믿었습니다.그래서 서먹했던 반 친구들에게 먼저 다가가기 시작했습니다. 노래방, 스터디 모임, 방과 후 약속… 어느새 새로 사귄 친구만 ..
